뉴스에서 ‘가계부채’, ‘DSR’, ‘신용 갭’ 같은 말이 계속 등장합니다.
숫자는 낮아졌다고 하는데, 그래서 지금 우리 경제가 괜찮아진 건지 헷갈립니다.
오늘은 국제결제은행(BIS) 자료를 바탕으로 **‘우리 집 살림과 나라 살림이 지금 어떤 상태인지’**를 경제 초보의 눈높이에서 정리해보려 합니다.
※ 참고 기사: 매일경제 12월 16일자
① 가계는 지금 어떤 상태일까? (DSR)
매일경제 기사에 따르면,
**올해 2분기 말 기준 우리나라 가계의 DSR은 11.4%**로 집계됐습니다.
여기서 말하는 BIS 가계 DSR은
우리가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때 적용되는 개인별 DSR 규제와
개념은 같지만, 쓰임새는 전혀 다릅니다.
✔ DSR의 기본 개념
DSR(Debt Service Ratio)
= 소득 중에서 빚을 갚는 데 쓰는 비율
개인 DSR과 BIS 가계 DSR의 차이
| 대상 | 개인 | 국가 전체 |
| 수치 | 30~50% 기준 | 11.4% |
| 목적 | 대출 규제 | 경제 위험 진단 |
| 체감 | 매우 빡빡 | 상대적으로 낮아 보임 |
즉,
개인 DSR은 “이 사람에게 얼마까지 빌려줄 수 있나”를 보는 기준이고,
BIS 가계 DSR은 “이 나라 가계가 빚을 감당할 수 있나”를 보는 평균 지표입니다.
한국 가계 DSR,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?
- 한국: 11.4%
- 미국: 8.0%
- 영국: 8.7%
- 일본: 7.7%
- 노르웨이: 21.1%
- 호주: 16.3%
- 캐나다: 13.9%
👉 한국은 미국·일본보다는 높고, 👉 노르웨이·호주보다는 낮은 중간 수준입니다.
노르웨이의 수치는 우리나라보다 2배나 되네요. 왜 그렇게 높은 걸까?
DSR은 낮을수록 좋은 지표다
DSR은 기본적으로 낮을수록 좋습니다.
DSR이 높다는 건
- 매달 소득 중 빚 상환에 쓰는 돈이 많고
- 생활비·저축·소비에 쓸 여력이 줄어든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.
개인 DSR 예시
- DSR 20~30% → 비교적 여유 있음
- DSR 40% → 정부 규제선 (빡빡)
- DSR 50% 이상 → 금융사도 위험하게 판단
개인에게 DSR 50% 이상은 **“월급의 절반을 빚 갚는 데 쓰는 상태”**라 좋을 이유가 없습니다.
② 나라 전체로 보면 위험 신호는? (신용 갭)
이번 기사에서 함께 언급된 지표가 바로 신용 갭입니다.
기사 내용 요약
- 올해 2분기 말 한국의 신용 갭: -5.7%p
- 신용 갭은
GDP 대비 민간부채 비율이 장기 추세에서 얼마나 벗어났는지를 보여주는 지표 - 마이너스는 장기 평균보다 낮다는 뜻
신용 갭, 이렇게 비유하면 이해가 쉽다
신용 갭 = “평소 몸무게 대비 지금 체중”
- 갑자기 살이 많이 쪘다면 → 위험 신호
- 평소보다 오히려 줄었다면 → 과열은 아님
신용 갭도 마찬가지로
경제 규모에 비해 빚이 평소보다 얼마나 늘었는지를 봅니다.
‘장기 추세’란 무슨 뜻일까?
신용 갭에서 가장 헷갈리는 말이 바로 장기 추세입니다.
👉 장기 추세란
**“이 나라가 오랫동안 정상적으로 유지해 온 빚의 평균 수준”**을 뜻합니다.
최근 몇 년 평균이 아니라
금융위기·호황·침체를 모두 포함한 아주 긴 기간의 기준선입니다.
마이너스 신용 갭의 의미 (중요)
신용 갭 -5.7%p라는 말은
현재 민간부채 수준이
과거 장기 평균보다 5.7%p 낮다는 뜻입니다.
그래서 BIS 기준으로 보면
현재 한국은 과도한 빚 경고 구간은 아닙니다.
③ 신용 갭·DSR은 투자와 어떤 관련이 있을까?
이 지표들은
“지금 무엇을 사라”를 알려주는 신호는 아닙니다.
대신
**“지금 어떤 투자를 조심해야 하는가”**를 알려준다고 생각됩니다.
신용 갭은 ‘거품의 온도계’
신용 갭이 클 때 (+10%p 이상)
- 부동산·주식·코인 급등
- 빚을 내서 투자하는 사람 증가
- 금융위기 전형적 패턴
신용 갭이 낮거나 마이너스일 때 (현재 한국)
- 빚 증가 둔화
- 투기 열기 약함
- 급등보다는 박스권·완만한 흐름
DSR 하락이 의미하는 투자 환경
DSR이 내려온다는 건
- 가계가 빚을 더 늘리기 어렵거나
- 이미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는 뜻입니다.
이럴 때 불리한 투자
- 대출 의존 부동산 투자
- 고금리 레버리지 상품
- 단기 차익형 투기
상대적으로 유리한 투자
- 현금흐름이 안정적인 자산
- 배당·이자 기반 투자
- 무리 없는 장기 투자
④ DSR이 낮아진 이유는 무엇일까?
DSR은 아래 구조를 가집니다.
DSR = 연간 원리금 상환액 ÷ 연간 소득
그래서 DSR이 내려가는 이유는 크게 3가지입니다.
① 소득이 늘었다 (가장 좋은 경우)
- 임금 상승
- 취업자 수 증가
- 상여·보너스 확대
👉 이 경우 DSR 하락은 경제 체력 개선입니다.
다만, DSR 하나만 보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.
② 빚을 줄이거나 못 늘렸다
- 신규 대출 감소
- 대출 규제 강화
- 가계가 상환 위주로 전환
👉 이 경우 DSR 하락은
허리띠를 졸라맨 결과일 수 있습니다.
③ 금리 하락으로 상환 부담이 줄었다
- 변동금리 인하
- 이자 부담 완화
👉 소득이 그대로여도
원리금이 줄면 DSR은 내려갑니다.
지금 한국은 어느 쪽에 가까울까?
- 소득이 급격히 늘었다 ❌
- 대출 규제 강화 ⭕
- 고금리 장기화 후 일부 완화 ⭕
- 가계의 신규 대출 감소 ⭕
👉 그래서 이번 DSR 하락은
**“소득 증가보다는 빚 증가 둔화의 결과”**라는 해석이 우세합니다.
🔍 정리하면
DSR과 신용 갭 수치가 낮아졌다고 해서
우리나라 경제 여건이 좋아졌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.
다만 분명한 건,
- 빚으로 밀어 올리는 과열 국면은 아니고
- 가계와 경제가 조심스러운 국면에 들어와 있다는 점입니다.
빚내서 주식투자를 해볼까 했는데 그러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드네요.